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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챌 왈, “니들이 돈 맛을 알아?”

프리챌은 원래 Freedom와 Challenge의 결합이라고 합니다. 최근 이러한 뜻에 새로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를 계속 “Free”로 제공해 온 Freechal이 급작스럽게 유료화를 발표하고 난 뒤에 모든 의미가 변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태로 인해 회원들의 “FREEdom”이 심각한 “Challenge”를 받고 있습니다.

프리챌은 한 달 여의 유예 기간을 주고서 무작정 핵심 서비스를 유료화하기로 발표했습니다. 요지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모든 마스터들이 월 3000원씩을 내야만 기존의 무료 서비스와 기타 부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아울러 돈을 내지 않으면 지금까지 “Free”로 유지되어 온 커뮤니티를 과감하게 폐쇄하겠다고 합니다.

유료화 관련 게시판을 들여다본 결과, 대다수 회원들은 프리챌의 “협박”에 매우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반대를 표명하였습니다. 한마디로 네티즌들은 분노하였고, 그래서 유료화 찬성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프리챌은 창립 초기부터 많은 광고비를 퍼부어서 브랜드 인지도를 키운 회사입니다. 이것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회원수를 극대화한 전형적인 경우입니다. 그런데 만약 처음부터 기본 서비스를 유료화했다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처음부터 무료로 알고 들어온 회원들이 스스로 척박한 땅을 갈고, 기둥을 세워 집도 짓고 페인트도 칠해서 이제 사람이 살만 하니까, 갑자기 다음달부터 월세 안내면 집을 부수겠다고 하는 사악한 지주를 만난 격이 되었습니다.

만약 굳이 유료화를 해서라도 회사를 유지해야 한다면(혹은 그 정도로 회사의 사정이 어렵다면) 진작부터 차근차근 서비스의 부분적인 유료화를 해왔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무료로 만들 수 있는 커뮤니티는 1개로 제한하고 회원이 일정 이상이 되면 1개월에 인원에 따라 500원이나 1000원을 내고 용량을 추가하게 하는 등의 좀더 부드러운 방법을 쓸 수 있었을 법합니다.

하지만 프리챌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이용자의 상당수가 떨어져 나가도 남는 인원들이 돈을 내면 대략 6억 원의 수입이 생기므로 그를 위해 수백만 명의 회원이 다른 사이트로 가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단한 배짱입니다. 그 계산 뒤에는, 상당수의 커뮤니티들이 그 동안 쌓아온 수많은 메시지와 사진 및 기타 자료 때문에 함부로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숨어 있습니다.

물론 일부 커뮤니티들이 유료화되어 프리챌이 목표한 6억 원을 매달 벌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프리챌은 향후 6억 원 이상의 기업 가치는 가지기 힘들 것 같습니다. 한국의 인터넷 업계도 유료화가 절실하고 무제한 공짜 서비스 제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억지춘향이 식의 밀어붙이기 유료화나 회원들의 의사를 외면한 유료화는 실패하기 마련입니다.

커뮤니티는 운영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커뮤니티는 만들기도 어려울뿐더러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얻는 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더구나 보다 많은 커뮤니티 회원을 확보하려면 기존의 프리챌 같은 고인지도의 포털 안에 입주해야 합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남은 회원이 얼마 되지 않는 프리챌에 들어가서 1개월에 3000원씩 내고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은 회원수 확대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괜한 금전적 손실만 야기하게 됩니다. 이보다는 다른 무료 포털에서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회원수를 늘리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프리챌의 유료화 방식은 결국 회원들의 디지털 추억을 볼모로 삼아 돈을 벌겠다는 것인데,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어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디지털 가치와 자산을 포로로 잡아놓고 교환 가치에 해당하는 돈을 못내는 사람들을 매정하게 추방하는 장사 방식은 매우 비인간적입니다. 처음에는 무료로 제공되던 기본 서비스가 갑자기 유료화되면 사용자의 반발이 매우 크기 마련입니다. 프리챌이 괜히 무리하게 회원들의 신뢰를 저버린 유료화를 추진해서 허망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