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HSK (한어수평고시) 4급 시험을 쳤다.
일요일 오후 2시에 서초고등학교에서 공식시험시간 105분의 시험을 쳤는데 일단 가장 큰 느낌은 작문에 좀 더 비중을 두고 공부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공부를 제대로 못하고 시험을 쳤기 때문에 원래 큰 기대는 없었지만, 중국어 카페를 돌아보니 작년 구HSK 기출에서 대거 출제되었다는 것을 보고 기출문제를 공부할걸!!! 이라는 때늦은 후회가 몰려왔다.
작년까지 시험을 구HSK라고 하는데 이건 11급이 최고 수준이었다. 올해부터는 이 급수가 모두 6개로 통합이 되었고, 당연히 6급이 가장 높은 급수이다. 내가 오늘 본 급수는 4급, 기존의 기초수준인데 이게 말이 기초이지 완전 쌩기초가 볼 시험은 아니다. 최소 6개월 이상 중국어를 공부하면 볼 수 있다는 루머가 있었지만 직장인의 경우 6개월은 아주 많이 부족하고, 적어도 1년 정도 공부하면 제대로 시험을 칠 것 같다.
현재 공식 등급표에 따른 급수별 사항은 아래와 같다.
4급 (기존 기초HSK)
어휘량 1,200자 – 비교적 넓은 분야의 화제에 대하여 토론이 가능하며, 비교적 유창하게 중국어가 모국어인 사람과 교류할 수 있다.
5급 (기존 초중등HSK)
어휘량 2,500자 – 중국어로 된 간행물 (신문, 잡치 등)을 읽을 수 있으며, TV 프로그램과 영화를 감상할 수 있고, 중국어로 비교적 완전한 강연을 할 수 있다.
6급 (고등 HSK)
어휘량 5,000자 이상 – 중국어 뉴스를 수월하게 듣고 읽을 수 있으며 말하기와 쓰기로 유창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그럼 4급을 통과하면 중국인과 “비교적 유창하게” “비교적 넓은 분야의 화제에 대하여 토론이 가능”할까?
질문을 바꾸어서, 한 1년 외국어 공부하고 비교적 유창하게 원어민과 토론이 가능한가?
절대 아니라고 본다.
한국의 HSK 수험생들의 경우 다른 나라 보다 한자에 대한 이해와 문화적인 접근성이 높아서 실제 성적이 잘 나오리라고 생각되는데, 4급을 쳐서 합격한 학생이나 직장인이 바로 “유창하게” 중국인과 토론이 가능한 경우는 예외적이고, 대부분 “매우 버벅대면서” 의사소통을 하리라고 본다.
근본적인 이유는 단어량과 약간 관련이 있는데, 새로운 HSK는 기존 시험에 비해 단어가 거의 반 정도 축소되었다. 1200자 (단어의 수가 아니라 단어를 구성할 수 있는 문자 하나의 총합)는 그렇게 많은 양이 아니다. 하루에 120개씩 외우면 열흘이면 한 번은 공부할 수 있는 분량이니까.
아마도 5급을 합격해야 위에서 4급이 할 수 있다고 하는 부분이 가능하지 않을까? 그리고 6급을 합격해야 5급이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면 큰 무리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워낙 한국은 시험준비에 강한 나라이고, 따라서 시험성적이 보통 진짜 실력보다 높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험후기]
1. 청취:
나름 알아들을 수 있는 문제가 여러개 나왔다. 뒤로 갈수록 지문이 조금씩 길어지면서 못알아듣는 단어와 표현이 많아졌는데, 전반적으로 내 허접한 수준으로도 답이 보이는 문제가 몇개 있어서 큰 불만은 없다.
2. 독해:
단어의 순서를 배열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게 좀 아리송한 부분이 있었고, 다른 독해 문제는 단어의 뜻을 모두 알지 못해도 대략의 뜻을 파악하면 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중국어 카페 등에 올라온 다른 사람들 후기를 보니 독해의 난이도는 낮아졌는데 시간이 모자른 경우가 많다고 했는데, 나는 별로 시간이 모자르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알면 답에 체크, 모르면 과감히 정해놓은 번호로 찍기! 이럴게 하면 시간이 그닥 모자르지 않게된다. ㅎㅎㅎ
3. 작문:
여기가 바로 가장 취약한 부분이었다. 첫 파트는 단어를 배열해서 문장을 만드는 것인데, 이게 결코 쉽지만은 않았고, 두 번째 파트에 나온 그림과 키워드를 가지고 문장을 만드는 것은 거의 포기했다. 모르는 사물이 사진에 나온 경우 제시된 키워드를 대충 알더라도 묘사가 불가능해지는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급박하다보니 정말 수십번 써서 손에 익은 단어만 시험장에서 활용 가능하고 한 80% 아는 단어는 쓰기에 활용할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
각 부분이 100점 만점이고, 총점 180점을 넘으면 합격이라고 한다.
각 부분별 과락은 이번부터 없어졌다. (그나마 다행이다! 아 그러면 나는 작문에서 왕창 점수가 떨어지기 때문에 과락이 분명했을텐데~)
시험장에서 감독관이 시험이 시작되기 전에 수험표를 모두 걷었다가 시험이 종료된 후에 다시 나누어주었다. 이런 조치는 수험표에 답안을 적어오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인데, 덕분에 가채점이 불가능하다.
생전 처음 치는 중국어 시험이라 긴장도 많이 했고, 가채점을 할 수 없어 현재 내가 합격권인지 아닌지는 물론이거니와 대략 어떤 점수를 받았는지도 전혀 예측불가능하다.
합격/불합격은 상대평가를 도입한다는 소문도 있는데 약 한달 뒤에 점수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 점수가 예상보다 잘 나와서 합격하면 당근 5급 시험으로 넘어갈 수 있겠지만, 아니면 다시 4급을 제대로 공부해야겠다.
(토익이나 JLPT도 중국어처럼 공식시험에 작문을 포함시키면 아주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지도…)
新HSK (한어수평고시) 4급 시험을 쳤다.
일요일 오후 2시에 서초고등학교에서 공식시험시간 105분의 시험을 쳤는데 일단 가장 큰 느낌은 작문에 좀 더 비중을 두고 공부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공부를 제대로 못하고 시험을 쳤기 때문에 원래 큰 기대는 없었지만, 중국어 카페를 돌아보니 작년 구HSK 기출에서 대거 출제되었다는 것을 보고 기출문제를 공부할걸!!! 이라는 때늦은 후회가 몰려왔다.
작년까지 시험을 구HSK라고 하는데 이건 11급이 최고 수준이었다. 올해부터는 이 급수가 모두 6개로 통합이 되었고, 당연히 6급이 가장 높은 급수이다. 내가 오늘 본 급수는 4급, 기존의 기초수준인데 이게 말이 기초이지 완전 쌩기초가 볼 시험은 아니다. 최소 6개월 이상 중국어를 공부하면 볼 수 있다는 루머가 있었지만 직장인의 경우 6개월은 아주 많이 부족하고, 적어도 1년 정도 공부하면 제대로 시험을 칠 것 같다.
현재 공식 등급표에 따른 급수별 사항은 아래와 같다.
4급 (기존 기초HSK)
어휘량 1,200자 – 비교적 넓은 분야의 화제에 대하여 토론이 가능하며, 비교적 유창하게 중국어가 모국어인 사람과 교류할 수 있다.
5급 (기존 초중등HSK)
어휘량 2,500자 – 중국어로 된 간행물 (신문, 잡치 등)을 읽을 수 있으며, TV 프로그램과 영화를 감상할 수 있고, 중국어로 비교적 완전한 강연을 할 수 있다.
6급 (고등 HSK)
어휘량 5,000자 이상 – 중국어 뉴스를 수월하게 듣고 읽을 수 있으며 말하기와 쓰기로 유창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그럼 4급을 통과하면 중국인과 “비교적 유창하게” “비교적 넓은 분야의 화제에 대하여 토론이 가능”할까?
질문을 바꾸어서, 한 1년 외국어 공부하고 비교적 유창하게 원어민과 토론이 가능한가?
절대 아니라고 본다.
한국의 HSK 수험생들의 경우 다른 나라 보다 한자에 대한 이해와 문화적인 접근성이 높아서 실제 성적이 잘 나오리라고 생각되는데, 4급을 쳐서 합격한 학생이나 직장인이 바로 “유창하게” 중국인과 토론이 가능한 경우는 예외적이고, 대부분 “매우 버벅대면서” 의사소통을 하리라고 본다.
근본적인 이유는 단어량과 약간 관련이 있는데, 새로운 HSK는 기존 시험에 비해 단어가 거의 반 정도 축소되었다. 1200자 (단어의 수가 아니라 단어를 구성할 수 있는 문자 하나의 총합)는 그렇게 많은 양이 아니다. 하루에 120개씩 외우면 열흘이면 한 번은 공부할 수 있는 분량이니까.
아마도 5급을 합격해야 위에서 4급이 할 수 있다고 하는 부분이 가능하지 않을까? 그리고 6급을 합격해야 5급이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면 큰 무리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워낙 한국은 시험준비에 강한 나라이고, 따라서 시험성적이 보통 진짜 실력보다 높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험후기]
1. 청취:
나름 알아들을 수 있는 문제가 여러개 나왔다. 뒤로 갈수록 지문이 조금씩 길어지면서 못알아듣는 단어와 표현이 많아졌는데, 전반적으로 내 허접한 수준으로도 답이 보이는 문제가 몇개 있어서 큰 불만은 없다.
2. 독해:
단어의 순서를 배열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게 좀 아리송한 부분이 있었고, 다른 독해 문제는 단어의 뜻을 모두 알지 못해도 대략의 뜻을 파악하면 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중국어 카페 등에 올라온 다른 사람들 후기를 보니 독해의 난이도는 낮아졌는데 시간이 모자른 경우가 많다고 했는데, 나는 별로 시간이 모자르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알면 답에 체크, 모르면 과감히 정해놓은 번호로 찍기! 이럴게 하면 시간이 그닥 모자르지 않게된다. ㅎㅎㅎ
3. 작문:
여기가 바로 가장 취약한 부분이었다. 첫 파트는 단어를 배열해서 문장을 만드는 것인데, 이게 결코 쉽지만은 않았고, 두 번째 파트에 나온 그림과 키워드를 가지고 문장을 만드는 것은 거의 포기했다. 모르는 사물이 사진에 나온 경우 제시된 키워드를 대충 알더라도 묘사가 불가능해지는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급박하다보니 정말 수십번 써서 손에 익은 단어만 시험장에서 활용 가능하고 한 80% 아는 단어는 쓰기에 활용할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
각 부분이 100점 만점이고, 총점 180점을 넘으면 합격이라고 한다.
각 부분별 과락은 이번부터 없어졌다. (그나마 다행이다! 아 그러면 나는 작문에서 왕창 점수가 떨어지기 때문에 과락이 분명했을텐데~)
시험장에서 감독관이 시험이 시작되기 전에 수험표를 모두 걷었다가 시험이 종료된 후에 다시 나누어주었다. 이런 조치는 수험표에 답안을 적어오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인데, 덕분에 가채점이 불가능하다.
생전 처음 치는 중국어 시험이라 긴장도 많이 했고, 가채점을 할 수 없어 현재 내가 합격권인지 아닌지는 물론이거니와 대략 어떤 점수를 받았는지도 전혀 예측불가능하다.
합격/불합격은 상대평가를 도입한다는 소문도 있는데 약 한달 뒤에 점수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 점수가 예상보다 잘 나와서 합격하면 당근 5급 시험으로 넘어갈 수 있겠지만, 아니면 다시 4급을 제대로 공부해야겠다.
(토익이나 JLPT도 중국어처럼 공식시험에 작문을 포함시키면 아주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