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신HSK 6급 합격

최근 몸이 많이 아팠다.
미리 신청해둔 HSK 6급 시험 당일 날도 몸이 아파서 그냥 포기할까 하다가 지금까지 공부한 게 아까워서 힘들지만 시험장에 억지로 갔다.

그리고 오늘 시험 결과가 나왔다. 총점 180점 넘으면 합격이라서 제발 커트라인만 넘기기를 바랬는데…

청취 73점, 독해 70점, 작문 65점 = 총점 208점

속성으로 딴 것도 아니고 고득점도 아니지만 점수 나온 거 보고 혼자 울컥했다. ㅜㅜ

나는 직업상 영어를 사용하니 남들이 영어를 따로 시간 내서 배우듯 일본어와 중국어를 따로 시간 내서 배워보자고 시작한 외국어 공부…

일본어는 목표한 JLPT 1급을 오래 전에 취득했다. 이후 기초 회화부터 시작한 중국어가 문제. 신HSK 4급과 5급은 이미 통과했지만 6급은 난이도가 너무 높아 미루고 미루다가 몇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간신히 숙제 완료.

중국어 신HSK 5급 결산

2번째로 본 신HSK5급은 239점으로 합격. 주변에 문의해 보니 5급 시험성적은 이제 6급 입문을 준비할 정도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6급은 기존에 1-5급에 필요한 2500단어에 새롭게 2500단어가 기본으로 추가된다. 그것도 매우 어려운 추상적인 단어 중심이라 암기가 쉽지 않고 시간도 지금 해온 것 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사실 취미로 배운 중국어를 고급 수준인 6급까지 가야 하는가 확신이 서지 않는 상황. 일단 중국어를 처음 배우려고 하는 사람을 위해 간단히 내가 배운 과정을 정리.

1) 기초: 발음, 성조
혼자서 독학은 무리. 학원 마다 코스가 틀리지만 대체로 4개월이면 기초 과정을 마칠 수 있다. 하지만 4개월을 열심히 배운다고 발음과 성조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단어를 배울 때 마다 성조를 익혀야 하기 때문에 중국어를 배우는 모든 기간 동안 계속 연습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2) 초중급: 기본 단어와 문형
여기서부터 중국어를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본적인 단어를 조합해서 간단한 문장을 만들 수도 있고, 중국어 원어민의 대화중에 들리는 단어도 몇 개 있는 수준. 아주 초보적인 대화도 상대방이 외국인임을 감안해서 천천히 쉬운 단어로 말해주면 회화도 가능한다. 역시 학원에서 배우는 것을 추천하는데, 이 때 기본적인 단어를 철저하게 외우고 많이 쓰이는 문형을 회화 뿐만 아니라 작문에도 응용하도록 반복학습이 중요하다. 보통 초급 4개월을 마친 뒤 다시 6~8개월 정도를 하면 초중급에 쓰이는 단어와 문형, 문법을 대충 한번씩 다 보게 된다.

3) 신HSK 4급
1년 정도 집중적으로 공부한 사람의 경우 이제 신HSK 4급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 물론 열심히 공부한 경우에만 가능. 4급에 쓰이는 단어는 그렇게 많지 않지만 시험중에서 작문이 있기 때문에 독학으로 공부하기는 쉽지 않다. 일단 기본서로 쓰이는 참고서를 1권 사서 혼자 공부해 보고, 힘들다고 느껴지면 학원에서 2달 정도 공부하면 시험에 (고득점은 아니지만) 합격 할 수 있다. 최근에 나온 교재들을 보면 모두 시험에 나온 기출문제를 반영하기 때문에, 참고서만 철저하게 공부해도 합격 점수는 넘길 수 있다. 청취는 참고서에 나오는 문제들을 받아쓰기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 독해는 실제 시험 시간대로 직접 풀어보고 답안을 맞춰본 뒤, 지문에 나오는 단어를 단어장에 정리해서 외우고 본문은 여러번 읽어보는 것이 좋다. 작문은 어법의 기본적인 부분을 알아야 하는데 기본서로는 약간 부족하기 때문에 작문만 나온 수험서를 추가적으로 구해서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좋다.

4) 신HSK 5급
출제되는 단어가 2500단어로 일단 단어암기가 필수. 단어와 예문이 모두 MP3로 제공되는 단어장책 <신HSK 기출 2500 VOCA>와 기본서에 부록으로 나오는 단어장을 여러번 공부하면서 단어를 암기하는 것을 추천. 4급단어도 용법을 숙지하면서 다시 암기하는 것이 좋다. 4급을 230점 이상으로 합격한 사람이라면 5급 준비를 할 수 있는데, 4급과 5급의 차이는 단어와는 별도로 작문이 갑자기 매우 어려워진다. 4급에서는 문장 하나를 쓰는 문제가 여러개 나오지만, 5급에서는 단어순서를 맞추는 문제에 추가해서 큰 점수가 배정되는 2개의 작문문제가 나온다. 하나는 단어 5개를 주고 이 단어를 모두 사용해서 80자를 작문하고, 다른 한 문제는 주어진 사진을 보고 주제를 정해서 80자를 작문해야 한다. 80자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분량인데 틀리지 않고 시간 내에 작문하는 것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청취는 최근 시험을 경향을 보면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이 꽤 많은 듯하고 독해의 경우 2500단어를 넘어가는 어려운 단어도 자주 나오며 절대적인 문제풀이 시간이 부족하다. 빠르게 읽고 내용을 파악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합격 점수만 확보하는 것은 인강+독학도 가능하지만 6급 준비를 할 수 있는 수준인 230점 이상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HSK시험 준비반에 등록해서 2~4개월 정도 문제를 많이 접해보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5) 오프라인, 인터넷 강의
처음 기초부터 시작하는 경우 시사중국어사와 JRC의 정규 프로그램을 듣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두 코스 1년 정도를 투자하면 정규과정을 마칠 수 있다. 이후 HSK준비를 하게 될 경우 시사중국어, JRC, 차이나로, 고려중국센터 등이 유명하다. 인터넷 강의는 회화와 HSK 모두 다양하게 있기 때문에 본인의 필요에 따라 듣고 공부하면 되지만, 집중도를 고려하면 오프라인 강의에 비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신HSK 5급 성적발표

총점 300점, 합격점은 180점.

청취 58점 ㅜㅜ 독해 73점 작문 71점, 총점 202점으로 간신히 200점을 넘겨 합격.

보통 신HSK시험에서 240-250점 이상을 받아야 고득점이라고 하는걸 봐서는 그렇게 자랑스러운 점수는 아니지만 2010년 3월에 생전 처음 본 HSK 4급 시험을 얼떨결에 통과하고 계속 놀고, 또 놀다가 두 번째 친 시험에서 5급을 대충 패스한 거라 다행이라고 생각중. 워낙 시험이 비싸서리 (7만5000원!) 직장인인 나도 부담스러운 시험이라 자주 볼 수는 없다는 거.

일본어능력시험(JLPT)은 한참 전에 3급에서 시작, 2급과 1급에 연속으로 모두 합격하면서 일본어는 중간은 간다고 스스로 판단을 내린 뒤, 2009년에 중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해서 2010년 3월에 4급을 패스할때 까지는 나름 열심히 했는데 합격후 뭔가 허무(?)해서 대충 신경끄고 사니까 거의 2년이 흘러버렸다! 원래는 2010년 후반에 5급을 해보려고 했는데 계속 놀다가 2011년 후반에 시험을 쳤으니, 거의 1년간 정체상태였다는 것.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직장인이라서라는 변명을 하고 싶지만, 모 개그우먼 보다 느리게 등급을 올린 것은 사실.

HSK 5급의 경우 필수 단어가 2500단어로 지정되어 있고, 6급은 총 5000단어로 지금까지 배운 단어의 2배를 새로 배워야 한다. 그것도 어려운 단어위주로. 그래서 아마도 6급으로 넘어가는 시간은 훨씬 더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

현재 내 외국어학습 상황은 대략 3가지 축으로 가고 있다.

1) 영어: 본업이라 매일 영어로 기사를 쓰면서 동시에 공부
2) 일본어: 주로 일본 만화책 읽는 용도로 사용
3) 중국어: HSK 5급 다시 준비할 예정 (아무래도 기초실력이 부족)

영어가 아무래도 직업상 사용하니 자유도가 높고, 일본어는 만화책을 읽고 애니보고 일본인과 기본적인 대화는 큰 무리없이 가능하지만 일본신문 직독직해는 아직도 머나먼 상태. 중국어의 경우 회화는 쌩초보, 독해는 초중급 난이도의 경우 그럭저럭 버벅대며 해석하는 수준.

영어>일본어>중국어 순인데, 학습에 투여한 시간은 사실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아무래도 일본어는 영어가 좀 정리된 상황에서 영어를 배울 때 시행착오를 고려한 방법론을 적용해서 배웠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빨리 갔고, 중국어는 영어와 일본어를 배우면서 다시 수정한 방법론을 사용했기 때문에 일본어 보다 더 빨리 등급이 올라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아직 초중급에 머물러 있기는 하지만 한가지 팁은 일본어와 중국어는 한자를 쓰기 때문에 같이 공부하면 유리할 것처럼 보이지만 처음에 동시에 기초부터 공부를 시작하면 매우 혼란스럽다. 둘 중에 하나의 언어를 중급정도라고 올린 다음에 다른 언어를 시작하는 것을 권장. 현재 일본어 만화책 읽으면서 어떤 한문을 보면 중국어로 읽고, 중국어 공부할 때 특정 한자를 보면 일본어 발음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현상이 있는 걸 보면 이런 어중간한 상태가 꽤 오래 지속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