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통문장 암기가 정답일까?

영어회화, 영작을 잘하기 위해서 문장을 통으로 암기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문장을 통째로 암기하면 좋죠. 문장이 아니라 문단을 그대로 암기할 수 있다면 더 좋습니다. 아니죠, 아예 기사 전체를 외우거나 책을 그대로 암기할 수 있다면 최상입니다!

잠깐, 근데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인가요? 인간의 강력하고 거의 무한한 망각력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려가 됩니다. 가끔 어제 무슨 일을 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 필자는 기사에 나온 영어 문장을 그대로 암기하는 것에 자신이 없습니다. 철저한 복습을 통해서 다시 문장을 보고 읽고 녹음하더라도 며칠 지나면 또 기억에서 흐릿해지거든요. ‘영어 문장 통암기’가 좋다고 하는데 이거 정말 가능하기는 한가요?

무식할 정도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면 문장을 암기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인 ‘문장’의 정의부터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코리아헤럴드 사설에 나온 ‘1개의 문장’을 보도록 하죠.

With the Bank of Korea scheduled to announce official data this week, government officials have indicated that the country’s current account balance will tip into negative territory after having been in the black for 83 straight months through March.

마침표가 나오면 그제서야 1개의 문장으로 완결되는데 여기서는 자그마치 39개의 단어로 되어 있고 동시에 1문단이기도 합니다. 이걸 지금부터 열심히 암기를 하기 전에 일단 모르는 단어부터 사전에서 찾고 문장의 의미를 풀어야 합니다. 단어의 뜻도 모르면서 무작정 암기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

  • Bank of Korea (BOK) 한국은행
  • be scheduled to ~ 할 예정이다
  • indicate 나타내다, 보여주다 (=show)
  • current account (balance) 경상수지
  • current account surplus 경상수지 흑자
  • current account deficit 경상수지 적자
  • tip into ~으로 기울어지다
  • negative territory 마이너스 영역(수준), 적자 영역
  • in the black 흑자이다
  • in the red 적자이다
  • ~ straight months ~개월 연속으로
  • through March 3월까지 (일정기간부터 시작해서 3월 포함의 기간 의미)

정리하고 보니까 1개의 문장이지만 참 여러 가지 표현이 나오고 경제용어가 많아서 의미 파악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의미 기준으로 작게 나눠서 살펴보도록 하지요.

With the Bank of Korea scheduled to announce official data this week

이번 주 한국은행이 공식 자료를 발표하기로 예정된 가운데

government officials have indicated that

정부 관료들은 that이하의 내용을

the country’s current account balance will tip into negative territory

한국의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after having been in the black for 83 straight months through March.

이번 3월까지 8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이후에

요약하면, 한국은행이 이번 주에 경상수지 (current account balance)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고, 이 수치는 오랜 기간 흑자를(in the black) 기록해오다가 이번에 적자로 돌아설(tip into negative territory) 것으로 예상된다고 정부 관료들이 밝혔다는 거네요. 참고로 신문 기사에서 자주 나오는 전형적인 with 구문의 문장입니다.

자, 이제 문장을 소리 내서 읽어보세요. 한 번이 아니라 3번 정도 소리 내서 읽어보세요. 다 외우셨나요?

이렇게 단어 공부하고 내용 분석하고 의미 이해하고 반복해서 읽으면 길이가 길더라도 문장을 암기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저 문장을 내일 외우려고 하면 기억에서 많이 흐려져 있을 겁니다. 다음 주에 확인해보면 몇 개의 단어나 구(phrase)만 기억에서 인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문장이 길면 길수록 통으로 암기해서 다시 그대로 기억해 내기가 어렵습니다.

긴 영어 문장은 의식적으로 주기적 반복을 하지 않으면 결국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대신 열심히 외우고 복습하면 일부 표현이 머릿속에 남습니다. 개별적으로 기억나는 단어 1개는 회화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지만 tip into negative territory나 be in the black이라는 구로 이루어진 표현이 기억나면 실제 회화나 영작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기본 문법만 알고 있으면 이렇게 암기한 표현에 적당한 주어나 동사, 목적어를 넣고 다듬으면 괜찮은 문장을 바로 만들 수 있습니다. 꼭 원래 표현이 있던 기나긴 문장을 그대로 사용해야 하는 의무도 없으니까요.

영어를 배울 때 되도록 문장을 통으로 많이 외우면 좋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맞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붙습니다. 적어도 제 기준으로는 해당 문장이 거의 구와 비슷할 정도로 짧을 때 문장 전체를 외우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I’m beat (나는 완전히 지쳤다)는 하나의 완결성을 갖춘 ‘문장’이지만 암기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짧으니까요. 평균적인 구와 비교해서도 단어 수가 적기 때문에 통째로 외워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위에 예시를 든 경상수지 관련 문장은 부담 갖지 마시고 주요 표현만 잘 눈도장을 찍으시고 가끔 표현만 반복해서 복습해주시면 나중에 영작과 회화에서 응용이 가능하실 겁니다.

결론은 유용하다고 생각되는 짧은 문장은 통으로 암기하도록 합니다. 하지만 독해 자료를 공부하다가 만나는 좀 긴 문장은 그 안에 포함된 알짜배기 표현을 추출해서 ‘표현 중심의 학습’을 권장합니다.

일단, 책표지만 올려봅시다

출판사와 함께 열심히 준비해서 이제 곧 출간 예정이다. 6월말에 서점에 배포 될거라고 한다. 공저 포함 5번째 책인데 여전히 긴장된다.

자기계발서를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보는 편이다. 평소 시간 관리, 생산성, 공부법에 대한 글이나 자료는 찾아서 본다. 원래 생산성 향상 기술이나 팁은 해외 자료나 영어로 된 책을 참고로 봤었는데 최근에는 해당 분야 인기있는 작가나 베스트셀러는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되거나 해당 내용이 국내 블로그에 요약 소개되는 경우도 많다.

자기계발서는 다른 장르와는 여러 차이점이 있다. 유행에도 민감한 편이고 독자가 원하는 부분도 다르다. 경쟁도 치열하다.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편집자와 구상 단계에서 많은 논의를 했고, 리서치와 집필 과정에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자기계발서와 관련된 부분 뿐만 아니라 글쓰기를 포함한 다른 측면에서도 많이 배웠다. 출판사에 도움이 되는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우리가 매일 하고 있는 최강의 독서법

관심있는 분야의 책이라 예전에 샀다가 이제야 완독.

일본어 제목:
『僕らが毎日やっている最強の読み方:新聞・雑誌・ネット・書籍から「知識と教養」を身につける70の極意』

이케가미 아키라 (池上 彰), 사토 마사루 (佐藤 優) 두 저자의 대화를 거의 그대로 정리한 책.

아마도 대담 형식으로 주제별로 대화하게 한 뒤에 편집부에서 정리한 것으로 보이는데,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술술 읽히고 구어체라 일본어 공부 자료로도 좋다.

각 꼭지마다 문장 형식으로 포인트를 간략하게 정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구독하는 신문, 잡지,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상세한 목록이 제시되고, 읽는 방법에 대한 내용도 설명이 되어 있지만 예상보다 평범하거나 이미 어느 정도 아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원래 2016년 말에 출간되었고, 두 저자가 일본에서는 인지도가 있어 서점에서 잘 보이는 공간에 진열되었을 때 구매해서 들고 들어온 책.

동양경제가 잡지만 잘 만드는줄 알았는데 책 편집도 정교하고 깔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