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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폰 사용기

2005년 9월부터 사용하던 삼성 스마트폰 M4300이 수명을 다하신 관계로 과감(?)하게 휴대폰을 바꿨다. 기존 KTF에서 기기 변경을 한 관계로 싸게 사지는 못했지만 나름 비싸게 사지도 않았다.

처음에 고려대상이 햅틱2, 블링블링, 롤리팝, 쿠키였다. 햅틱은 일단 가격에서 아웃. SKT나 KTF모두 쿠키보다 25만원이상 비쌌는데 과연 그렇게 비싼 값을 할까에서 의심이 들었다. 결국 쿠키폰 (LG-KU9100)을 구매.

쿠키1

블링블링은 매장에서 보니 예쁘기는 한데 나 같은 아저씨가 하기에는 넘 소녀틱해서 패스. (사실 영중일 사전이 몹시 탐이 났지만 기존 전자사전에 만족하기로 했다. ㅜㅜ)

롤리팝의 경우 매장에서 UI를 보니 예쁘게 만들고 웹에서 보는 것보다 작고 얇아서 (실제 쿠키랑 부피가 비슷) 매우 땅겼다. 가격도 착하고.

그러나 결국 태희 언니가 이겼다.

하여간 여기까지 사게 된 경위.

예전에 정보통신 담당 기자를 해서, 사실 남들은 나보고 전자기기/카메라/온라인/게임 오타쿠라고 하지만 인터넷에 내가 가진 장비에 대해서 제대로 글을 쓴 적은 없다. 안 써본 장르라 약간 불안하지만 그래도 쓰련다.

일단 시작화면.

취향에 따라 자신이 많이 전화를 거는 인간을 최대 8명까지 보이게 하는 옵션도 있고 기존의 쇼메뉴 (뉴스, 날씨 등등)를 보이게 할 수 있는데 나는 그냥 저렇게 위젯 몇개를 빼놓는 걸로 했다.

왼쪽 위에 보이는 위젯이 현재시각과 외국시간을 보여주고 오른쪽 위는 메모장에 쓴 글을 띄울 수 있는 위젯. 가운데는 일정, 왼쪽 아래는 영한/한영사전, 마지막으로 오른쪽 아래는 지상파 DMB.

일정에 뭔가를 쓰면 위에 24일처럼 표시가 된다. 이거 쓰고 있는 날은 30일인뎅. 저렇게 뚜렷한 표시로 인해 마치 24일이 오늘 날짜처럼 보인다는 점.

오늘 날짜를 차라리 저렇게 표시하고 글을 입력한 날은 조금 덜 눈에 띄게 아미를 주면 좋지 않았을까? LG전자 개발진 아저씨들, 쪼꼼만 더 생각하고 만들어 주삼.

글꼴 선택창. 사실 기존의 삼성스마트폰은 폰트가 딱 1개다. 변경이고 자시고 할게 없다. 멋없는 단일 폰트에는 더이상 견딜수가 없어서 같은 스마트폰계열인 옴니아도 구입대상에서 빠져버렸다.

쿠키폰은 폰트가 다양해서 좋다. 폰트 바꾸는 재미가 쏠쏠한데, 처음 구입한뒤 사이언 사이트에서 폰트하나를 공짜로 다운받을 수 있어 위에서 보이는 여고시절을 받아 현재 쓰고 있다. 아주 만족.

폰트가 예쁜 관계로 텍스트 뷰어로 뭘 보기도 좋다.

물론 난 아이팟터치 사용자라 (사실 아이팟 클래식이랑 나노도 있다 ㅜㅜ)얼마나 텍스트 뷰어를 사용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있으면 일단 좋은거니까.

아이팟터치에 있는 G-sensor가 있어서리 자동으로 화면이 회전한다. 나름 편리한 구석이 있는듯. 하지만 다른 사용자 리뷰에서도 지적되었듯이 이걸 고정하게 하는 옵션도 있으면 좋겠다. 누워서 뭐 보다가 자꾸 화면 돌아가면 머리가 돌아버린다.

전자사전도 나름 쓸만하다. 문제는 왜! 영한/한영만 넣었냐 이거다. 추가로 사전을 구입하게 하는 옵션도 없다. (내가 아는한) 나처럼 영영사전, 국어사전, 일어, 중국어사전이 필요한 인간도 있는데 왜 꼭 하나만 넣어서 감질나게 하는지 모르겠다. 애초에 모두 장착해서 나올경우 값이 올라간다고 하면 추가로 구입할 수 있게 해주는게 서로 윈윈 아닐까? 물론 전자사전 업체는 이렇게 되면 매출이 하락하는 단점이 있다.


예비 구매자들이 궁금해하는 기능중에 하나가 바로 DMB인데 일단 전반적인 성능과 수신율은 좋은 편이다. 우리집 방안에서 사진에 보이는 안테나 길이만 뽑아도 잘 나온다. 내장형 안테나라서 번거롭지 않아 좋다.

그러나 나는 DMB를 잘 보지 않는다. 그 시간에 아이팟터치로 이런 저런 동영상이나 포트캐스트를 듣기 때문이기도 하고 따로 LG 휴대폰 전용으로 나온 이어폰을 들고 다니기 귀찮아서이다.

대신 쿠키폰으로 반쪽(?)짜리 인터넷을 한다.

한달에 1만원이라는 거금을 내면 무제한으로 완전자유존을 이용할 수 있다. 뉴스, 증권, 메일, 은행 등의 기능이 있는데 주로 뉴스를 본다. 자유존 내의 대부분의 메뉴를 다 사용해 보았는데 아무래도 1만원이라는 가격은 좀 비싸다고 생각한다. 뉴스 섹션도 매우 보기 불편하게 구성되어 있고 특히 풀 터치폰의 경우 아래 네비게이션 메뉴로 다음 페이지에 가기가 번거롭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경쟁사인 LGT는 그냥 외부 인터넷 사이트를 1기가 까지 서핑이 가능하면서도 월6000원인데 KTF는 안에서 보여주는 컨텐츠만 보라고 하면서 1만원을 내라고 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시장경쟁 측면에서 보면 LGT가 손해를 보면서 너무 싸게 서비스를 제공하던가 아니면 SKT, KTF가 소비자들에게 ‘바꿀테면 바꿔봐’라는 심뽀로 허접한 데이터 서비스를 비싸게 팔아먹는 것 둘 중에 하나다.

다시 쿠키폰으로 돌아가면, 이 폰이 요새 잘 팔리기는 하는 것 같다.

(웬일이냐 LG, 매번 삼성에게 뒤통수 맡더니 이번에는 쿠키로 삼성 뒤통수치고 롤리팝으로 앞통수 쳤다!)

대리점에서 물건 구하느라고 바쁠 정도니까. 케이스를 사고 싶어도 다 팔리고 없어서 5월 초순에 다시 오라고 한다.

쿠키폰의 전반적인 완성도는 합격점. 그러나 이 제품을 가지고 서비스 장사하는 SKT, KTF는 불합격. SKT는 완전자유존 같은 것도 아예 없다. 그리고 현재 SKT로 데이터 정액제 쓰려면 2만원을 넘게 줘야 한다. 조만간 새로 저렴한 데이터 정액제를 만든다고 하는데 여론에 밀려 만드는 모양새라 좀 그렇다.

결론: 쿠키폰, 지금까지 사용해 본 결과 나쁘지는 않다. 딱 돈 준 만큼의 성능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