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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57권 (頂上決戰) – 결전의 시작과 충격적인 반전

한국에서는 아무리 만화책이 인기 있어도 수 백만부가 나가는 어이없는 기록은 나오지 않는다.

일본은 사정이 틀리다. 그것도 아주 황당하게.

이번에 구입한 일본어판 원피스 57권은 초판 발행부수가 300만부다.

기존의 일본 신기록을 경신한 것이데, 정말 믿기지 않는 초판 발행부수이고 열악한 한국의 만화계 현실을 생각하면 부럽기만 하다.

원피스 초기에 나온 것들은 보통 40쇄 이상을 찍고 있는데 57권은 초판만 300만부다. 지난 12년간 주간만화 잡지에 연재해서 1권부터 56권까지 총 1억 7600만부가 판매되었다.

작가가 받는 엄청난 인세는 차치하고서라도 매주 발행되는 ‘점프’ 만화잡지에서 본 원피스에 그치지 않고 차후 단행본으로 엮어서 나오는 만화책도 사 보는 수 많은 일본 만화팬들. 새삼 일본 만화시장의 탄탄함과 스케일이 놀랍다.

57권은 사서 끝까지 다 읽는데 약 이틀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워낙 액션이 많은 만화라 일본어 대사가 많지도 않고 스토리가 긴박하게 전개되기 때문에 정신없이 읽게 된다.

물론 작가가 워낙 꼼꼼하게 세밀화 그리듯이 배경을 그리기 때문에 (물론 어시들이 배경은 많이 그리겠지만) 그 세세한 터치와 디테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주 작게 사람을 묘사하면서 장면의 장대함을 강조하는 기법은 볼 때마다 감탄사를 나오게 한다. 한 사람이 그 배경 하나를 그리려면 하루 종일 그려야 할 정도로 밀도가 높은 장면이 부지기수다.

책 표지에 보이는 흰수염 아저씨가 루피의 형을 구하러 온 상황에서부터 시작하는 57권은 계속 상상을 뛰어넘는 인물들이 등장하며 거대한 스케일로 전투를 보여준다.

이렇게 한계를 넘는 전투가 중심이기 때문에 57권의 부제가 정상결전 (頂上決戰) 이다.

이번 57권에는 결정적인 반전이 있는데 아마도 대다수의 원피스 독자들은 충격으로 받아들일 듯 하다. 왜 작가가 그렇게 스토리를 엮어가는지는 약간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일단 믿어보기로 했다.

빨리 58권이 나왔으면 하지만, 57권이 한국에 수입되어 나온지 일주일도 안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3개월 이상 또 기다려야 한다. ㅜㅜ 그때까지 언제 기다리나?!